20151109 한결같음에 대하여
한결같음. consistent.
한결같음의 덕목에 대하여 동경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였다. 그 당시 영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Vincent를 들려주시고 Last christmas를 들려주시며 하나 정도의 팝송은 알고 있어야지 하시는 분이었다. 그 분이 Consistent를 칠판에 적으시고 이 뜻을 아는 사람?
했을 때 나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한결같은.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다. 한결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고 내 마음속에 한결같음이라는 씨앗이 자라기 시작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누군가는 , 그저
내가 알게된 한결같음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이유는 아니다.
나는 얽매여 있었다.
한결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지만 나는 변했다.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꿈도, 나의 친절도 나의 가치도 모든 것이 변했다. 그리고 나는 늘 반성했다. 왜 나는 변한 걸까. 한결같이 우직한 나무처럼 될 수 없는 걸까. 늘 내 자신을 자책하고 지난 나의 행동을 반성했다.
한결같음의 덕목에 어울리지 않는 내 자신이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한없이 나를 깎았고 모자른 사람 취급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 거라 비약했다.
스물 다섯의 끝자락에 선 지금, 돌이켜보면 누워서 이불을 팡팡차며 오글거릴 일도 많이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도 했으며 부족한 모습도 많이 보였고 정말 무절제한 행동들도 많이 했다. 그리고는 자책했다.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나는 숨고싶었다. 그래서 한결같아지지 못했고 또 한결같지 않은 내가 부족해보였다.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내 옆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이들이 내가 좋아 남아있는지, 내가 한결같아 남아있는지.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이상 될대로 되버려라하고는 살지 않겠다.
나는 성숙하지 못 했고 어렸으며 설익었다. 이 글의 결론이 어디로 흐르는 지 나도 모르겠지만,
후회할 짓을 하지 않는다는 다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정직한 삶을 살지 진실된 삶을 살지 부유한 삶을 살지 그저 나의 작은 하나의 말과 행동이 모여 삶을 이룰 거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까지 그래왔듯, 한결같아지기 위해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