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

안나 카레니나-톨스토이 다시 읽으며..

그라쎄 2019. 8. 15. 12:11

요즈음, 작은 즐거움이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는 동안, 15분~20분 남짓한 시간동안 책을 읽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성과 감성을 읽었고 남아있는 나날들을 읽었다. 

책을 좋아해서 굳이, 그 시간에 읽는다기 보다는, 그렇지 않으면 그 시간은 대개, 핸드폰으로 재미있는 것을 찾아본다던가 눈을 감는다던가 웹툰 정도인데 그렇게 하고 학교에 도착해있으면 되게 정신이 산만하고, 삶에 대한 열정도 사그라져있다.. 너무 거창한 이유이긴하지만, 사실은 소박하다. 그저 잠시라도 지금 나의 현실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에 잠시 빠져있다 나오는 것만으로 꽤나 힐링이 된다. 그래서 그런지, 주로 소설 류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시작했다. 

고등학생때인가, 대학생때인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사실, 연애 소설일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고, 톨스토이라는 유명한 작가가 쓴 것이라는 사실이 읽어봐야 겠다 싶었다. 그 때는 그냥 소설이었고 이 소설이 왜 그렇게 유명한 소설인지에 대해서 와닿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고, 안나 카레니나는 그저 부정을 저지른 주인공에 불과했다. 그러다, 어느 날 TV에서 석영중 교수의 강연을 들었고 그 때 그 강연을 들으면서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긴 해도, 안나 카레니나는 보통 양이 아니라서, 섣불리 시작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요즈음 책 읽을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 확보되었고, 두 권의 책을 그 시간동안 읽어 낸 경험으로,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어보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달까.. ㅎㅎ  

 

이제 겨우 주인공들의 묘사와 소개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정말, 흐아.... 하면서 읽고 있다. 작가의 삶에 대한 관점이라고 해야하나, 인생? 인물? 사람을 향한 시선이라고 해야하나..이런 시선들을 노골적으로 나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타인의 시선을 훔쳐보고 있는 것 같달까.. 

타인의 마음을 알아보는 게 나에겐 너무나 어려운 일인데, 그걸 대놓고 말해주고있자나!! 하면서 꾹꾹 눌러 읽는 중이다..  

레빈은, 키티에게 고백을 하려 한다. 레빈은 스스로가 못생기고 내새울 것 하나 없는 남자라고 하며 자신없어한다. 대외적으로도 그렇다. 시골에서 농사만만 하는 레빈은 자신감이 썩 있지 않다. 키티는, 레빈과 함께 있는 시간은 즐거워 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ㅎㅎ 

 

꾹꾹 눌러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