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

중요한 것은-엘렌 바스

그라쎄 2022. 6. 14. 20:08

중요한 것은

-엘렌 바스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희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모집이

당신을 내리 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 거야.

 

 

지영, 

네 덕에 정말 오랜 만에 그저 단어를 읽는 게 아니라 의미를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이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하지? 하고 고민하다, 그저 마음을 담은 글을 써보려 한다.

 

이따금씩 몰려오는 외로움과 조급함에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존재가 있는 건 정말이지 내가 복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 이런 답답하고 삭막한 도시 생활에서 나의 쉴 틈이 되어주는 너에게 늘 고마워.  그저 나와 종종 시간을 보내면서 일상을 전하고 쓸 데 없는 이야기를 하며 낄낄 대고 또 쑥쓰럽지만 한번 씩은 진심을 담은 지지를 하자. 그러면서 우리, 우리의 소중하고도 버거운 하루하루를 채웠으면 좋겠다. 

 

나는 언제까지나 너의 편이라는 걸 잊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ps. 글을 쓰다보니, 만나서 낄낄댈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는 마음이 들어 약속을 잡아야 겠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