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60427 수요일

그라쎄 2016. 4. 27. 20:47

비가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추욱 내려 앉는다.

감성이 예민한 10대 시절만 해도, 이렇게 감상에 흠뻑 젖는 날이 자주 찾아오곤 했던 것 같은데, 어느덧 20대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지금은

이런 날이 참 소중하다. 이제는, 이런 날이 잘 오지도 않을 뿐더러 오더라도 나는 일상에 쫓겨 흘러보내고 만다.

 날 마주한 이의 이야기를 듣느라 정작 나의 이야기는 잠시 뒷전에 두었던 나는 비도 오는 겸 한가해 지는 마음을 핑계삼아 곰곰히 내 자신에게

오늘도 힘들었겠다 위로하고  모른체해서 미안하다 사과한다.

평소같았으면 허투로 넘겼을 나의 주름 하나, 왜그리 화를 내고 못된 생각을 했는지 반성을 해보고 흘려듣던 노래 하나, 이런 마음을 가진 이도 있구나 공감해보며

시간이 1초 1초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느껴본다.

시간이 나를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시간 위를 가만가만 걸어가고 있음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