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60624 친구에 대하여
그라쎄
2016. 6. 24. 16:33
친구. 이름만 들어도 마음 편해지고 포근해진다.
친구란 무릇 마음을 나누어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의미있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친구이기에 나의 마음을 온전히 내보여야 하고 나 역시 그의 마음을 온전히 알아야 한다며, '친구'의 정의를 나는 규정했다.
의미를 규정하고 의무를 지운다는 것은 관계에서 장애가 될 수 도 있다는 걸 알았다. 이런 관계도 있는 것이고 저런 관계도 있는 것인데, 나는 나의 정의에 따른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가 잘못한 것처럼 불편하고 어쩔 줄 몰라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들 중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를 나는 망치고 있던 것은 아닌가 한다.
반드시 이걸 해야해 라던가 이렇게 해야해 같은 나만의 틀로 가두어버려 친구라는 관계를 협소하게 만든 것이다.
그저, 얼마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느냐가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그저 함께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으로 위안이 될 때가 있고 든든한 안정감이 든다면 그것으로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