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밥-천양희
그라쎄
2016. 12. 9. 00:11
밥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그렇다. 흔하디 흔해 빠진 말이 되었지만, 내 삶은 내가 온전히 사는 것이다. 삶이라 말하니 뭔가 대단하고 있어보이지만 실은 그런 게 아니다. 오늘 나의 힘들고 슬프고 외로운 감정, 이것은 나의 것이다. 내것이기에, 그 누구와도 나눠 들 수 없고, 줄 수 없는 온전한 내 것이다. 그러니, 나의 것을 대신 들어줄 사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더 튼튼한 위장을 가져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