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강물-장 루슬로
오랜만의 시 여행이다.
세월의 강물- 장 루슬로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하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 때 있다.
내 상황이라면, 내가 너였더라면, 불라불라 하고 싶을 때.
뭐, 상대방이 조언을 구할 때면 모를까,
나의 틀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채, 의미없는 답을 전해주는 때가 있다.
그냥, 대답을 해주는 의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런 때.
별이던 강물이던, 달팽이던
그리고 나이던, 너이던.
내가 떠밀 수 있는 등은,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나의 등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저 알아서 하겠지 하는 무관심을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그저 기다림이다.
네가, 이룰 때까지. 네가 이겨낼 때까지, 네가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네가 여유로워질 때까지. 기다린다. 내가. 너를.
그렇다고, 내가 마냥 기다리는 건 아니다. 나도, 나의 속도로 흐르고 나의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고 잠시 쓰러져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흐르고 있고 너 역시 흐르고 있으니
그럼 그 것으로 된 것일 수도.
다만, 우리가 흘러가는 곳이 어디를 향해가는 지, 이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고, 그려야 한다. 그래야만 , 우리가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