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고의 도시 세비야에 왔다.
기차에서 내려 역 밖으로 나왔을 때 만난 세비야의 첫인상은 맑음이었다. 리스본, 마드리드를 거쳐 오면서 하루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이상하다 할 정도로 비가 오락가락 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봄? 가을? 할 정도로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화창한 날씨 덕에 운동을 하는 사람도 많이 보였고 사람들 표정이나 활동들도 활기차 보였다. 강에서는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강변에서는 조깅을 즐기는... 마드리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광경이었다.
늦은 저녁, 엘 아레날 지구에 있는 플라멩고 공연장을 찾았다.
여행 서적에서 말하기를 '꽃보다 할배' 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국내에서는 유명한 곳이라 한다. 역시, 공연을 기다리다 보니, 한국어가 쏙쏙! 귀에 들렸다.
나와 가족들은 음료를 포함한 티켓을 샀기 때문에, 와인 한잔, 샹그리아 두 잔을 주문했다.
공연은, 뭐랄까
기타 선율과 박수 소리로 배경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면, 그에 맞춰 춤을 춘다. 플라멩고 하면, 그저 열정적인 춤?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마주한 플라멩고는 열정이라는 말 그 이상이었다.
후두둑 떨어지는 땀을 보며 형용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노래는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가사는 잘 모르지만, 이 민족의 한이 서려있을 것만 같은, 느낌?
그들의 열정이 인상깊다. 정말로. 기회가 된다며, 다시 한번 감상하고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