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 72

스트레스 3단계

크루세이더 킹즈3를 즐겨한다. 게임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로 인하여 좋은 특성들이 너프를 먹는다.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 스트레스 레벨은 1단계~2단계 정도까지는 그냥 증가하는 정도인데, 3단계가 되면 그 때부터는 예민해진다. 내 역할은 스트레스가 3단계까지 가지 않고 1~2단계 정도에서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성격에 따라서 스트레스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1~2단계의 스트레스에서는 내가 나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상이 되었을 때가 문제이다. 스트레스원은 꼭 직장만이 아니다. 군데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스트레스는 발생하고 점차 쌓이기 시작한다. 문제는 점차 쌓일 때는 인지하지 못하다가 스트레스 3단계에 있는 어느 날,..

기록하다. 2025.05.15

마음을 다잡는 글쓰기

내가 되고자 했던 인간상이 어떤 상이었더라, 하며 떠올려본다.  담담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의연한 사람그 어떤 좋은 말보다는 경청과 침묵, 미소로 위로할 줄 아는 사람 .. 뭐 그런거였던 것 같은데. 살 수록 자꾸 멀어지는 것만 같다.  나의 이익이 중요하고, 손해보고 싶지는 않고. 상대의 입장이 되고 싶지 않고, 뭐... 그런. 내 상황이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잉여의 에너지가 더 있었다면내가 원하는 인간의 모습이 더 자주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을텐데.  그래서, 나는 여유로운 삶을 꿈꾸었다. 멋진 인간의 모습이 나오려면, 생활을 위해 에너지를 다 쓰고도 남는 에너지가 있어야 함을 알았으니. 그런데 자꾸, 뭔가 너무 버겁다.  머리는 컴퓨터 렉 걸린 듯 돌아가지 않고, 몸은 축축 늘어져서..

기록하다. 2025.03.06

이사를 하고 벙찐 나

벙쪘다 정도로 내 현재 상태를 표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을 알지만머리가 작동을 멈췄는지 별 생각이 들지도 않고,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근 3개월 간, 졸업이다, 결혼이다, 이사다 하며 바쁘게 지내왔는데 정작 갑자기 별안간 찾아온 약간의... 늪이다. 자꾸 잠에 들고 싶고 의욕이 없다.일을 하긴 해야하는데 하는 게 참 어렵다일을 하면 되는데, 쉽지가 않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기록하다. 2025.03.06

Basal 불안함

줄곧 있어왔던 믿음은내가 열심히 한다면, 끊임없이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는 뭔가를 이룰 것이라는 것이다.  뭔가를 이루고 난 후에는 지금처럼 부지런히 살지 않아도, 치열하지 않아도, 열심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 뭔가는 결국 직업적 성취에 대한 것이었다.그렇지만 자꾸 의문이 생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하여 내가 원하는 직업을 얻게되면? 그 다음은?나는 또 지금 하는 일을 끊임없이 열심히 해야만 그 직업을 가진 전문가로서 살아갈 수 있다.  단순하게 어떤 직업을 가지면 내 인생 만고 땡일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즈음 드는 생각은 이렇다.  삶의 연속적이다. 되돌아 봤을 때, 그저 편의상 시기를 구분 지을 수는 있으나여전히 ongoing 한 나의 삶은 분절될 수 없다.  그저 연속적인 선 위의 ..

기록하다. 2024.06.07

선의

퇴근 길이었다. 어떤 사람이 길 한 중간에 주저 앉은 모습이 보였다. 잠시 쉬나, 아니면, 술에 취했나. 하면서 도와야 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멀리 지나친 후 그 분을 확인했다. 확실히 여자 분이시고, 주저 앉아 몸이 흔들리는 것이 몸이 불편한 것이 분명했다. 저 앞에는 사람들의 중년의 남성 무리가 있었는데, 그 분들도 주시하며 가야하나 하며 망설이는 몸짓이었다. 아무래도 여자 분이시니 내가 가는 게 낫겠다 싶어, 가까이 다가가 '도와 드릴까요?'하고 물었다. 가까이서 확인을 하니 좋은 상태는 아니었고, 의식은 있었으나 심한 어지럼증? 같은 증상에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었고,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전화는 끊겼다. 이내 동료에게 다시 전화..

기록하다. 2023.10.18

가을이 왔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올려다 본 하늘이 무척 파랗다. 파랗고, 구름 한 점 없고, 아주 높-은 하늘을 보았다. 가을이구나, 가을이다. 나는 가을이 좋다. 코 끝에 찬 기운이 스치는 것도 좋고, 스산한 바람이 옷자락을 흔들고 지나는 것도 좋다. 산책을 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에 적당한 것도 좋다. 그래서,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였나. 또, 가을에는 어떤 기억이던 인상 깊은 이유는, 짧기 때문일까. 짧기에 늘 반갑고, 아쉬운 마음이다. 이 짧을 가을을 만끽하며, 감사하며, 주위를 돌아봐야겠다. 참, 감사한 날이다.

기록하다. 2023.10.05

나와 타인에 대하여

나는 최근에 연인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내가 없을 때부터 있던 모임이고, 나는 사실 그 사람들을 잘 모른다. 내가 잘 아는 사람은 나의 연인 뿐. 내가 예상했던 분위기와 비슷했고 특별히 모나지 않게 행동하려 했다. 그럼에도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어디에서 기인한 불편함인가? 라는 물음을 내 자신에게 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말 한마디, 제스쳐 하나, 이런 것들이다. 대개는 친절했지만 그 안에서 하나씩 뾰족 튀어나오는 못 같은 것. 나는 나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연인과의 관계가 돈독하지 못해서인지, 작은 못들 몇 개가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겨우 그 몇 개에 살짝 긁혔다고 아파하고 힘들어 했다. 나는 그 책임이 연인에게 있다고 생각을 했다. 날 이렇게 만든 장본..

기록하다. 2023.09.19

잠식을 막기 위하여

나는, 정확히 모르겠다. 정확히 무엇 때문에 힘들고 정확히 무엇 때문에 슬프게 되는 건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꾸 나는 잠식이 된다. 처음에는 그저,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내가 원하는 만큼 받지 못해서?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 보니, 알 것 같기도 하다. 사랑은 둘이 하는 일이라 그렇다.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둘이 하는 일이라. 아마,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처음에는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했는데 문제가 돌파가 되지 않고 나는 내가 돌파가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피하고자 했고, 피하다보니 여기에 이르렀구나. 문제가 돌파되지 않았던 것은, 서로의 의지 차이였던 것 같고. 나에게 사랑은, 나를 참 힘들게만 만드는 것 같다. 마음을..

기록하다. 202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