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

오늘을 기억하다. 기록하다.

그라쎄 2017. 9. 25. 21:36

오늘을 기억한다.

오늘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날이었다. 

늘 그런 것처럼 쫓기듯, 시간을 흘렸다. 


그러다 결국 마침내 아무도 없는 이 시간이 비로소 되어버렸다. 

세상의 어떤 말로도 나의 마음을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글로나마 내보여본다면


마음이 출렁인다. 한가로울 때가 없는 이 생활에서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이 길위에 있지 않았더라면 난 조금더 따뜻한 둥지 안에서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을 수 있었을까. 그랬었다면 나의 마음이 조금더 몽글몽글해질 수 있었을까. 그럼 날 지켜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어리광을 부릴 수 있었겠지. 


홀로 단단히 선다는 것이 이렇게나 외로운 일일 줄은 정말 몰랐다. 손을 잡아줄 사람 없이 내 다리로만 선다는 것이 이렇게나 강해져야 하는 일일줄은, 정말 몰랐다.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된 줄만 알았다. 나는 혼자 설 줄 알았는데, 정말, 이렇게나 약한 사람일 줄은 더더욱 몰랐다. 


이렇게 힘든 오늘을 기억한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힘들고 힘든 시간이련다. 그냥 이런 시간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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