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수 없다는 상실감 같은 것이 차 올라오더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의 것, 나의 몫. 내가 온전히 잘 벼려야할 것.
우리 함께 한지 9년 째야, 10년 째야, 하며 해를 거듭할 수록
마치, 겨우 겨우 얻어낸 훈장인 마냥 재잘 거렸다.
나는 모두를 아프게 했다고 생각한다. 모두 굳이 꺼내보이진 않지만 깊은 곳에는 제각각 하나씩의 상처는 있고 그 상처에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내가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한번이라도 더 웃어보였다. 어쩌면, 이런 내가 벽을 세우는 일등 공신일지도 모른다고 무심결에 스쳤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도통 자신이 없다. 나의 날 것 그대로의 상처나 생각들을 그대로 꺼내보이는 것에 자신이 없다. 비난당할 것 같아서. 내가 잘못을 했다 할 것 같아서. 그 무엇보다 혼자가 되어버리는 것, 스스로 혼자가 편하다며 자조하며 한 걸음 물러설 것 같아서. 아마. 이런 이유일 것이다.
뭐든 혼자서도 잘하는 나는 결코 처음부터 잘하진 못했다. 다만, 스스로 만든 상황일수도.
감성에 푹 절여진 배추가 되었다. 나는 아마, 나의 날 것 그대로의 밑바닥을 내보이기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어른 비슷한 것에 조금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고 되려 더 철없어버려진 것 것 같기도 하지만.
적당히, 그저 적당히.
'기록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윗 프랑세즈 (0) | 2018.01.08 |
---|---|
연휴가 끝난 오늘 (0) | 2017.12.26 |
프레젠테이션의 준비 (0) | 2017.11.25 |
토요일 오후 (0) | 2017.10.21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1) | 2017.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