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 봐 줄 수 있는 사람, 얼마든지 나를 참아줬던 사람.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적이 있었던가.
오늘은, 입을 열지 않고 싶은 날이다. 그냥, 입을 열어 나의 소리를 구태여 꺼내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된 날이다. 그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고 아쉬운 소리 하며 살고 싶지 않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살아왔는데.
사실 너무나 아무렇다. 그냥 너무나 아무렇다.
그래서 나에게 미안하고 내 자신에게 또 미안하다. 나는 왜이렇게도 아무렇지 않아보여야 했는지, 누구를 위해서 그랬어야 했는지. 조금 더 내색했어도 되었는데.
절레절레. 그게 나였었지. 그리고 나이기도 하고.
너무나 아무렇게 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