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몽사몽 출근해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다가 문득, 아아... 눈이 오네? 깨달았다.
산 위에 있는 학교라, 춥기도 춥고 출근하는 데 불편하기도 하지만, 멍하니 바라보는 창 밖이 그대로 하나의 그림이다.
특히나, 이렇게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날에는 더욱 더 그렇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날, 싱그러운 초록 잎이 초록초록하는 날, 하늘이 유난히 파란 날, 낙엽이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날 그리고 눈이 소복 내리는 날. 이런 날은 잠시 일을 멈추고 밖을 내다보는 것만으로 충만해진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연약한 인간 주제에, 감탄말고는 할 것이 무엇 있겠나 싶다. 그래서, 내 욕심은 조금만 더 비우고 조금만 다독이면서 살아야지 했다. 그냥, 야금야금 걷다 보면 그 길 위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웃으면 되겠지. 걷다가 조금 힘들더라도 그냥 꾹 참고 걸어야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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