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가시지 않는 영화.
음악이 맴도는 영화.
메시지는 간단하다. 청춘의 꿈과 사랑.
그런데 나는 노래를 들으면서도 눈물이 핑 돌았다.
종잡을 수 없는 10대를 흔히들 중2병이라고 한다. 되돌아보건데, 나 역시 중2병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예측할 수 없는 나날들이었고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의 십대가 부끄럽고 창피했다.
왜 조금 더 현실적이지 못했지? 왜 조금 더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을까? 왜 조금더 용기를 내지 못했지? 왜 조금 더 당당하게 맞설 수 없었지? 하며 나의 십대를 고개를 내젓곤 했다.
그런데 담담하게 위로가 되었다. 청춘에게 꿈과 사랑은 모든 것이라 할만하고 나는 그 나이에 맞는 성장을 했다. 스물을 훌쩍 넘은 내가 돌아보기에는 후회스럽겠지만 나는 그 나이에 맞는 속도로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
소년에게는 아주 단단한 무언가가 있다. 아주 단단한, 정신 신념 자아 배짱? 같은 것. 그 어떤 무언가. 그 무언가는 소년을 아주 강하게 만들었다. 사실, 소년은 소년이라기 보단 아주 단단하게 이미 성장해버린 나무같았지만.
나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결정했다. 뒤돌아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자꾸만 나의 작은 배를 흔들어대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배를돌리는 일은 하지 않고 싶다. 누군가의 소망이나 바램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기나긴 항해를 하고 싶다.
나는 가로막힌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저앉았을 뿐이니 그저 다시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인생이란 아주 길기 때문에 잠시 앉았다고 목적지가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오늘 참 멋진 소년과 그의 형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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