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

강물-천상병

그라쎄 2017. 7. 13. 22:44

강물-천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던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내 나름의 논리를 편답시고 말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나의 방어 기제일 뿐이였다.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나는 왜이리도 나약해서. 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단지 미안함인거지, 나쁘게 기억되고 싶지 않은 건지, 실제로 못된 건지. 

그 무엇이 나의 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건지 모르겠다. 

모르겠는 것 투성이라는 것 하나만큼은 잘 알겠다. 


그렇지만, 

나의 오롯한 선택으로 나는 선택했고 결정했으니, 후회가 남을 수는 있지만 

늘 내가 그래왔듯. 

내가 어쩌지 못한 것에 대해 미련은 가지지 않는다.


그러니, 

부디 행복해지길 바란다. 

우리로 묶여있던 사람아, 

비록 지금은 상상할 수 없었던 지금이겠지만, 

그래도 걸어갔으면 좋겠다. 뚜벅뚜벅, 너의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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