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 사색' 을 읽고 싶어 늘 간직하닥, 결국 읽지는 못하고,
그 정갈한 서체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다.
그래서, 늘 신영복 교수님의 책은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손이 가곤 했다.
그러다가, 오늘
그 한 구절을 읽다 마음에 새길 겸 메모한다.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처음처럼, 신영복.
오늘의 시작, 내일의 시작, 지금의 시작, .....
시작이 끊임없다는 말은 모순처럼 들리지만, 어쩌면 우리는 늘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작하는 우리의 마음이 처음과 같지 않기에 시작을, 시작이라 여기지 않을 지도.
그러니, 나도 오늘의 시간은 마무리가 되어간다 하더라도, 지금을 시작해야지.
사실,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이 구절을 읽었는데,
꿀밤 한대를 콩하고 맞은 것 같았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던 너, 어디에 있니? 정신을 단디 차리지 않으면, 흐르는 대로, 흘러질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니.
그렇다.
맞다 맞아.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흘러가고 있었다. 멈출 수 없는 흐름이라면
나는 나의 방향대로 흐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