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기도 전부터 나는 냄새가 있다. 비냄새. 비릿한 것 같기도 하고 축축한 것 같기도 한 냄새는 별로이지만 좋아하는 냄새가 있다.
겨울 냄새. 자매품 바람 냄새.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설 때면 꼭, 이런 냄새가 난다.
쌀쌀한 것 같으면서도 따뜻하고 아주 청명한 가을 하늘을 닮은 냄새.
그런데 되게 신기하다.
나만 느낀 게 아닌가보다. 겨울 냄새.
그래서 훗훗한다.
다들 평소에는 감성같은 건 없는 것처럼 냉철한 이성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하면서,
나를 보지 못하는 익명의 공간에서라도 자신의 차고 넘치는 따뜻한 낙엽같은 감성을 토해내는 것 보면. 다들, 위로받고 싶어하는 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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